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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보관소 열람 규정 제1조 — 본 기록은 허구입니다

34PLAUSIBILITY
그럴듯함

RG-2026-001

심야 3호선, 이름 없는 역

[FA] 현대동화 · 4분 · 서정 · 오싹 · 재구성

제보자 A(52, 대리운전)는 그 역을 두 번 봤다고 했다.

종점 두 정거장 전에 서요. 안내방송은 없고, 문만 열립니다. 승강장 이름표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어요. 페인트를 덧칠한 것도 아니고, 처음부터 아무것도 안 붙였던 것처럼 매끈해요.

A는 내리지 않았다. 내린 사람을 본 적은 있느냐고 묻자, 그는 한참 만에 대답했다. 있었다고. 회색 코트를 입은 여자였고, 문이 닫히기 직전에 뒤를 돌아봤는데, 표정이 아주 홀가분해 보였다고 했다.

제보자 B(29, 간호사)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막차를 타는 일이 잦았다. B의 증언에서 주목할 부분은 냄새다.

문이 열리는 순간 계수나무 냄새가 들어와요. 할머니 댁 다락방 냄새요. 저는 그게 무섭지 않았어요. 오히려 내리고 싶었어요. 그날 제가 안 내린 건 단지 너무 피곤해서였어요.

제보자 C(61, 전직 기관사)는 이 노선을 9년간 운행했다. C는 그런 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인터뷰 말미에 이렇게 덧붙였다.

다만... 종점 두 정거장 전 구간에서 열차가 아주 잠깐, 한 3초쯤 느려지는 건 사실이에요. 선로 곡률 때문이라고 배웠는데, 도면을 보면 거긴 직선이거든. 나는 9년 동안 그 3초 동안만 앞을 안 봤어요.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르지.

세 증언의 공통점은 시각이 아니라 후각이다. A도, C도, 별도의 질문 없이 계수나무 냄새를 언급했다. 기록보관소는 이 이야기를 현대동화(FA) 로 분류한다. 내리고 싶었다는 B의 말이, 이 역이 무엇을 위해 서는지에 대한 유일한 단서일 것이다.

— 2026년 7월, 세 건의 구술 채록을 재구성함. 노선과 인적사항은 변형했다.